하루 우리말 노래 : 봉긋·바위 책숲 그림잎 하루벌이

2023.05.07 19:34:13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29. 봉긋·바위
우리말 ‘벙어리’는 ‘벙긋벙긋’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이름이다. ‘벙글벙글’ 웃는 몸짓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싱글벙글’도 마찬가지이다. ‘벙글·빙글·빙그레’를 깎음말(차별어)로 여기지 않는데, ‘벙어리’란 우리말만 깎음말로 여긴다. 그러면 더 생각해 본다. 차라리 새말을 여미면서 새뜻을 밝히고 새길을 알려 보자. ‘벙긋·벙글’처럼 소리를 내지 않듯 가만히 웃음짓듯 벌어지는 꽃송이를 ‘봉오리’라 하고, 봉오리는 ‘봉긋’ 솟거나 핀다고 여긴다. 이러한 뜻과 결을 담고, 뜻풀이에서도 찬찬히 밝혀 ‘봉긋님’ 같은 이름을 쓸 수 있다. ‘바위님’이라는 낱말에도 새뜻과 새결과 새숨을 담아서 함께 쓰자고 할 수 있다.


봉긋님 (봉긋 + 님) : 소리를 내지 않거나 말을 하지는 않는 사람. 피어나는 봉긋봉긋한 봉오리처럼, 고요하면서 맑게 숨빛을 품은 사람. (= 바위님. ← 청각장애인·언어장애인)
바위님 (바위 + 님) : 소리를 내지 않거나 말을 하지는 않는 사람. 커다랗고 단단하게 삶터를 버티는 바위나 멧자락처럼, 넉넉하고 푸르게 숨빛을 품은 사람. (= 봉긋님. ← 청각장애인·언어장애인)

 

 

30. 책숲
사람이 많으면 ‘사람물결·사람바다’라고도 하는데 ‘사람숲’이라 할 수 있다. 꽃이나 풀이 많기에 ‘꽃밭·풀밭’인데 ‘꽃숲·풀숲’이라고도 한다. 이야기를 넉넉히 나누는 ‘이야기밭·이야기밭’일 테고 ‘이야기숲’처럼 푸른숨결을 헤아릴 만하다. 그러면 ‘마음숲·생각숲·사랑숲·보금숲’처럼 책을 놓고 ‘책숲’이라 한다면, 일본 한자말 ‘도서관’을 우리말로 옮길 수 있다. 책가게·책집도 ‘책숲’ 노릇이요, 책마을(출판계)이 함께 일구는 ‘책살림(책문화)’도 ‘책숲’으로 빗댈 만하다.


책숲 (책 + 숲) : 1. 숲처럼 있는 책. 책으로 이룬 숲. 숲을 이루던 나무가 책으로 바뀌고서, 이러한 책을 차곡차곡 두어 마치 숲을 옮긴 듯이 여러 가지 책이 어우러지면서 푸른 이야기가 흐르는 곳·집·가게. (= 책숲집. ← 도서관, 도서실, 라이브러리, 서점, 책방, 책사, 서림, 서사書肆, 북스토어, 북숍, 서재, 서고書庫, 문서고, 문고文庫, 문학관) 2. 숲처럼 나누거나 펴거나 누리는 책·이야기·자리·생각. 숲을 이루던 나무가 책으로 바뀌고서, 이러한 책을 차곡차곡 나누고 읽고 짓듯이 여러 가지 이야기가 어우러지면서 푸르게 생각을 펴거나 일이키는 곳·자리·흐름. (← 책문화, 책세계, 책세상)

 

 

31. 그림잎
여느 어른이라면 익숙한 대로 그냥 말을 하거나 글을 쓴다. 곁에 아이가 있다면 ‘어른한테는 익숙하거나 쉬워도 아이한테는 낯설거나 어려운 말’이 수두룩한 줄 알기에, 말을 바꾸거나 새말을 짓는다. ‘엽서’는 여느 어른이라면 안 어렵고 익숙할 테지. 그러나 어린이를 헤아려 보자. ‘잎(葉) + 글(書)’이란 얼개이다. 수수하게 ‘잎글·잎종이’라 할 만하다. 그림을 넣으면 ‘그림잎·그림잎글’이다.


그림잎 (그림 + 잎) : 한쪽에는 그림·빛꽃(사진)을 담고, 다른 한쪽에는 이야기를 적도록 꾸민 조그마한 종이로, 날개꽃(우표)을 붙여서 가볍게 띄울 수 있다. 나무가 맺는 잎이 바람·물결을 타고서 가볍게 멀리 나아가듯, 조그마한 종이에 그림·글·이야기를 엮어서 가볍게 띄우는 종이. (= 그림잎글. ← 그림엽서-葉書)
잎글 (잎 + 글. = 잎쪽·잎종이. ← 엽서(葉書) : 1. 값을 미리 치러 놓은 조그마한 글월종이. 보내는이·받는이를 적고 뒤쪽이나 한켠에 이야기를 적어서 곧바로 우체통에 넣어서 띄울 수 있다. 2. 한쪽에는 그림·빛꽃(사진)을 담고, 다른 한쪽에는 이야기를 적도록 꾸민 조그마한 종이로, 날개꽃(우표)을 붙여서 가볍게 띄울 수 있다. 나무가 맺는 잎이 바람·물결을 타고서 가볍게 멀리 나아가듯, 조그마한 종이에 그림·글·이야기를 엮어서 가볍게 띄우는 종이.

 

 

32. 하루벌이
일하고 또 일하지만 가난한 살림이 있다. 하루하루 땀흘리는데 땀값을 제대로 누리지 못 하는 살림이 있다. 참으로 ‘가난벌이’요 ‘굶는벌이’로 여길 만하다. 하루일꾼은 하루일이 있더라도 일거리가 잇지 않으면 어느새 가난하다. 하루팔이란, 하루를 품팔이를 하지만 앞날이 안 보이는 길이다. 하루벌이란, 하루는 벌되 이튿날은 벌잇감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길이다.


하루벌이 (하루 + 벌다 + -이) : 1. 하루 일한 만큼 돈·삯·값을 받는 길이나 자리. 하루를 일하고서 받는 돈·삯·값. (= 하루팔이·하루삯꾼·하루일꾼·날삯꾼·날품팔이. ← 일수日收, 일수입, 일용직, 일용 노동자, 비정규직) 2. 부지런히·힘껏 일하지만 가난한 살림이나 얼개나 모습. (= 하루팔이·하루삯꾼·하루일꾼·가난팔이·가난벌이·가난일꾼·가난삯꾼·굶는벌이·굶는일꾼·굶는삯꾼. ← 워킹푸어working poor, 근로빈곤층, 생고생)

숲노래 글쓴이 hbooklov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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