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딸한테 11
― 냇둑
햇살이 비스듬히 뿌옇다
햇볕이 제법 포근하지만
아직 쌀쌀하다
냇둑에
할머니 한 분 앉아
책을 읽는다
무엇을 읽는지 궁금해
할머니한테 살금살금
다가가 본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물소리에 섞인
노랫소리가 들린다
할머니가
냇둑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셨구나
다시 발소리를 살살
죽여 가면서
뒤돌아선다
2023. 01. 26. 숲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