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곳

2023.03.31 20:58:35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빈곳

 

 

허리 굽힌다
빈손이다
촤르륵 연다
아침햇살 지피던 그곳인가

 

수건 석 장 쌓였다
책상 곁에 둔 빨래바구니
째려본다

 

옷장 열린 틈으로
이 옷 안 입는다고 
옷걸이 흔드는 소리

 

다시 닫는다
귓전에 들리는 아들 목소리

 

멋내기에 쑥스러워 슬그머니 닫던
모두 그대로 멈춘
빈곳

 

아이 그림자만 찾는다
열 몇 해 같이 살았나

 

너와 나
옛하루 살던 그곳
닫는다

 

 

2023.03.28. 숲하루

#열린시학2023봄호

#김정화

숲하루 글쓴이 jung156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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