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날 이레말 - 겹말 9

2022.03.12 22:22:14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겹말 손질

 

ㄱ. 인위적이고 인공적

인위적이고 인공적인 것들에 대한

→ 꾸며냈으면

→ 억지스러우면

인위적(人爲的) : 자연의 힘이 아닌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인공적(人工的) : 사람의 힘으로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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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말 ‘인위’나 ‘인공’은 “사람이 짓거나 이루거나 만든”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두 한자말에 ‘-적’을 붙일 적이든 이 보기글에서든 ‘억지스럽’거나 ‘꾸민’ 모습을 나타냅니다. 둘을 나란히 쓰면 겹말이에요. 수수하게 ‘억지스럽다’나 ‘꾸미다·꾸며내다’로 고쳐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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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이고 인공적인 것들에 대한 거부감은 배 속의 아기가 싫어하는 것이므로 대부분 피했다

→ 꾸며냈으면 배 속 아기가 싫어하니 거의 멀리했다

→ 억지스러우면 배 속 아기가 싫어하니 으레 떨어졌다

《시 읽는 엄마》(신현림, 놀, 2018) 19쪽

 

 

ㄴ. 땅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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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휴한지와 목초지가

→ 쉼터와 풀밭이

→ 묵터와 들판이

땅 : 1. 강이나 바다와 같이 물이 있는 곳을 제외한 지구의 겉면 ≒ 육지 4. 토지나 택지 5. 흙이나 토양 6. 논이나 밭을 통틀어 이르는 말

지(地) : 1. ‘장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2. ‘옷감’ 또는 ‘천’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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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말 ‘휴한지’하고 ‘목초지’는 ‘-지(地)’로 맺는데 ‘땅’을 가리킵니다. 보기글은 ‘땅’을 ‘-지’로 가리키니 겹말이에요. ‘휴한지’는 ‘쉼터·묵터’로 고쳐쓰고, ‘목초지’는 ‘풀밭·들판’으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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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을 사이의 땅은 휴한지와 오래된 자생 목초지가 뒤섞여 있어서

→ 두 마을 사이는 쉼터와 오랜 풀밭이 뒤섞여서

→ 두 마을 사이는 묵터와 오랜 들판이 뒤섞여서

《야생의 위로》(에마 미첼/신소희 옮김, 푸른숲, 2020) 97쪽

 

 

ㄷ. 낯설고 처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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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처녀지인

→ 낯선

처녀지(處女地) 1. 사람이 살거나 개간한 일이 없는 땅 2. 학문, 과학, 기술 따위에서 연구·개발되지 않았거나 밝혀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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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갈고닦거나 다스리거나 손대지 않은 땅이나 터나 자리를 한자말 ‘처녀지’로 가리키곤 합니다만, 썩 쓸만하지 않습니다. 순이를 가리키는 낱말을 함부로 쓰기보다는 말뜻대로 ‘낯설다’ 한 마디를 쓰면 넉넉합니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고 처녀지인 몽골대륙이 나타난다

→ 우리한테는 적이 낯선 몽골 땅이 나타난다

→ 우리한테는 퍽 낯설고 풋풋한 몽골 땅이 나타난다

《몽골초원의 말발굽소리》(이효선, 북코리아, 2004) 19쪽

 

 

ㄹ. 뒤에 후임

뒤에 들어올 후임

→ 뒤에 들어올 사람

→ 들어올 사람

후임(後任) : 앞서 맡아보던 사람에 뒤이어 직무를 맡음. 또는 그런 사람이나 그 임무

뒤에 들어오는 사람을 한자말로 ‘후임’이라 하니, “뒤에 들어올 후임”은 겹말입니다. “뒤에 들어올 사람”이라 하면 되고, 단출히 ‘뒷사람·뒷내기’라 하면 됩니다. 보기글에서는 “내가 그만두면 들어올 사람”처럼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내가 그만둔 뒤에 들어올 후임이 하게 되겠지

→ 내가 그만둔 뒤에 들어올 사람이 하겠지

→ 내가 그만두면 뒤따를 사람이 하겠지

→ 내가 그만두면 들어올 사람이 하겠지

《책갈피의 기분》(김먼지, 제철소, 2019) 134쪽

숲노래 글쓴이 hbooklov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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