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날 이레말 - 겹말 8

2021.09.21 17:51:18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겹말 손질 : 새로 나온 신상

새로 나온 신상인데

→ 새로 나왔는데

→ 맏물인데

신상 : x

신상품(新商品) : 새로 개발한 상품

맏물 : 과일, 푸성귀, 해산물 따위에서 그해의 맨 처음에 나는 것 ≒ 선물·선출

​예부터 ‘맏물’이라 했어요. 갓 나온 살림을 가리키지요. 지난날에는 먹고 마시는 살림만 ‘맏물’이란 이름으로 가리켰으나, 이제는 모든 살림에 두루 ‘맏물’을 쓸 만합니다. 보기글은 수수하게 “새로 나왔는데”로 손질해도 됩니다.

자주 가는 잡화점에 새로 나온 신상인데

→ 자주 가는 가게에 새로 나왔는데

→ 자주 가는 나들가게에 나온 맏물인데

《너에게 친구가 생길 때까지 1》(호타니 신/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5) 165쪽

 

 

겹말 손질 : 뛰어넘을 수 없는 벽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있어

→ 뛰어넘을 수 없어

→ 못 뛰어넘어

뛰어넘다 : 1. 몸을 솟구쳐서 높거나 넓은 물건이나 장소를 넘다≒ 넘어뛰다 2. 차례를 걸러서 나아가다 3. 어려운 일 따위를 이겨 내다 4. 일정한 범위나 표준에서 벗어나다

벽(壁) : 1. 집이나 방 따위의 둘레를 막은 수직 건조물 2.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나 장애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관계나 교류의 단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4. [건설] 둘레를 형성하거나 공간을 규정하는 수직의 구조나 골조(骨組)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왜 겹말인지 못 느끼는 분도 많으리라 봅니다만, 조금만 생각하면 알아차리기 마련입니다. 좀처럼 이겨내지 못하기에 우리말로 ‘담’이라 하고, 한자말로 ‘벽’이라 합니다. 곧 ‘뛰어넘느’냐 마느냐 하는 잣대가 ‘담·벽’입니다.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있어”는 “뛰어넘을 수 없어”로 고쳐씁니다. 

개인 수련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있어

→ 혼자 갈고닦아서는 뛰어넘을 수 없어

→ 혼잣힘으로는 도무지 뛰어넘을 수 없어

→ 한 사람만으로는 못 뛰어넘어

《드래곤볼 슈퍼 14》(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21) 10쪽

 

 

겹말 손질 : 가지고 소유하고 있고

​​

가치를 가진 꽃을 소유하고 있었음에도

→ 값어치 있는 꽃이 있지만

→ 값나가는 꽃이 있으나

→ 값진 꽃이 있는데

소유(所有) : 가지고 있음. 또는 그 물건

​낱말책은 ‘소유 = 가지고 있음’으로 풀이하는데 ‘가지다’하고 ‘있다’를 나란히 적으면 겹말입니다. 값어치는 ‘있다·없다’라는 낱말로 가리킵니다. 이래저래 살피면 보기글은 ‘가진·소유·있다’를 겹겹으로 쓴 얼개입니다. “값진 꽃이 있다”나 “값나가는 꽃이 있다”나 “값있는 꽃이 있다” 즈음으로 고쳐씁니다. 

엄청난 가치를 가진 꽃을 소유하고 있었음에도

→ 엄청 값진 꽃이 있지만

→ 엄청나게 눈부신 꽃이 있어도

《꽃들의 말》(장프랑수아 샤바·요안나 콘세이요/김지희 옮김, 오후의소묘, 2021) 14쪽

숲노래 글쓴이 hbooklov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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