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날 이레말 - 겹말 6

2021.05.26 07:21:49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ㄱ. 무리 나누기, 즉 분봉

 

‘무리 나누기’, 즉 분봉입니다
→ ‘무리나누기’입니다

 

분봉(分蜂) : 여왕벌이 산란하여 새 여왕벌을 만들었을 때, 새 여왕벌을 일벌의 일부와 함께 딴 집이나 통으로 갈라 옮기는 것


  꿀벌이 늘어나면 무리를 나눈다고 합니다. 집이나 칸을 나눈다고도 하지요. 이때에는 이렇게 하는 일 그대로 나타내면 됩니다. 구태여 ‘분봉’이라는 한자말로 나타내야 하지 않아요. ‘무리나누기·무리가르기’나 ‘집나누기·집가르기’나 ‘칸나누기·칸가르기’라 하면 겹말이 불거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꿀벌의 ‘무리 나누기’, 즉 분봉입니다
→ 이는 꿀벌이 하는 ‘무리나누기’입니다
→ 이는 바로 ‘꿀벌 무리나누기’입니다
《꿀벌과 시작한 열일곱》(모리야마 아미/정영희 옮김, 상추쌈, 2018) 25쪽

 

ㄴ. 따뜻한 호의


따뜻한 호의를 받았을 따름이라고
→ 마음을 따뜻이 받았다고
→ 손길을 따뜻이 받았다고
→ 눈길을 따뜻이 받았다고

 

따뜻하다 : 1. 덥지 않을 정도로 온도가 알맞게 높다 ≒ 온하다 2. 감정, 태도, 분위기 따위가 정답고 포근하다
호의(好意) : 친절한 마음씨. 또는 좋게 생각하여 주는 마음


  한자말 ‘호의’는 좋거나 따뜻하게 쓰는 마음을 나타내니, “따뜻한 호의”라 하면 겹말입니다. 그런데 “따뜻한 마음을 받다”라 하면 옮김말씨예요. “마음을 따뜻이 받다”로 더 손질합니다.


사람들에게 빚을 진 것이 아니라, 따뜻한 호의를 받았을 따름이라고
→ 사람들한테 빚을 졌다기보다 마음을 따뜻이 받았다고
→ 사람들한테 빚이 아닌 손길을 따뜻이 받았다고
→ 사람들한테 빚이 아니라 눈길을 따뜻이 받았다고
《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김성은, 책과이음, 2020) 178쪽

 

ㄷ. 플래시 불빛


플래시 불빛에
→ 불빛에

 

플래시(flash) : 1.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전등. 전지를 넣으면 불이 들어오게 되어 있다 = 손전등 2. [영상] 야간 촬영을 위한 섬광 전구 = 플래시램프 3. 사람들의 주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4. [매체] 통신사 따위에서 보내는 짧은 지급 전보
불빛 : 1. 타는 불의 빛 ≒ 화광 2. 켜 놓은 불에서 비치는 빛


  우리말 ‘불빛’을 한자말로는 ‘섬광’이라 하고, 영어로는 ‘플래시’라 합니다. “플래시 불빛”은 겹말이에요. 단출히 ‘불빛’이라 하면 됩니다.


정신없이 터지는 플래시 불빛에 인상을 찡그리며
→ 마구 터지는 불빛에 얼굴을 찡그리며
→ 미친듯이 터지는 불빛에 낯을 찡그리며
《행복이 행복해지기 위해》(채인선, 뜨인돌어린이, 2017) 3쪽

숲노래 글쓴이 hbooklove@naver.com
Copyright @배달겨레소리 Corp. All rights reserved.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입석5길 189-8 등록번호: 경북, 아00595 | 펴낸날 : 2020.6.8 | 펴낸이 : 최석진 | 엮는이 : 박연옥 | 전화번호 : 010-3174-9820 Copyright @배달겨레소리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