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꽃피울 참 때가 왔어요!!!

2021.01.11 15:58:04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막둥이 임금님이 우리말을 붙잡을 우리글을 지은 뒤로도 우리말 앞길은 가시밭길이었지만, 그래도 우리 겨레는 한발 한발 우리말을 빛낼 앞길을 열어왔다.

일찌기 독립신문이 길을 열고 한겨레 신문이 더 큰 길을 열어, 오늘에 와서는 새카만 한문을 아직도 써야 한다고 우기는 사람은 꼰대 가운데 꼰대들을 빼면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한문을 가르쳐야 한다고 아직도 우기는 사람들이 제법 있고, 알게 모르게 한자책 만들어 팔거나 배운 한자 가르치고 싶은 사람들과 손잡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안간 힘을 쓰겠지만, 큰 흐름을 바꾸기엔 힘이 부칠 것이다. 무엇보다도 손말틀과 누리그물에서 우리글이 으뜸으로 쓰기 쉬워서 한자 갖고는 도무지 겨뤄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말 살릴 여러 터전들은 잘 갖춰졌다.

 

  그런데 우리글로 쓴 낱말이더라도 우리말이 아닌 한자 낱말이 지나치게 많다.  한자는 생겨 날 때부터 글자마다 통째로 한 그림이어서 한 글자로 뜻을 다 나타낸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한자말은 두 글자짜리가 많은데, 이것은 하늬삶꽃(서양문물)을 먼저 받아들인 니혼사람들이 새로 만든 말들이다.

도로(길도, 길로), 정치(다스릴정, 다스릴치), 교육(가르칠교, 기를육), 경제(살림경, 살림제), 운동(뮐운, 뮐동), 사회(모일사, 모일회),지혜(알지, 알혜).....처럼 뜻이 같거나 비슷한 그림 두 낱을 붙여 만든 말들이다

  이제 우리말을 뿌리에서부터 되살릴 때를 맞아 니혼사람들이 만든 이런 두자, 세자 붙여 만든 말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겹말이 많은데 겹말을 쓴다는 건 알고 보면 쓸데없는 짓이어서 때(시대)에 많이 뒤떨어지는 일이다.

우리가 이런 한자말 뜻을 똑바로 몰라서 어렴풋이 안 채로 서른 여섯해 종살이 뒤끝에 아직까지 이어 쓰는데, 이런 겹말 왜말살이는 어리석은 일이어서 이제 버릴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또 잘 살펴 보면 이 말들을 우리말로 쉽게 바꿔 쓸 수 있다.

이를테면 경제는 옛부터 써오던 우리말 살림으로(국가경제– 나라살림, 국제경제, 세계경제– 나라사이 살림, 가정경제– 집안살림), 도로는 그냥 길로(도로명 주소는 길이름 사는 곳), 교육은 요즘 흐름에 맞게 배움으로, 사회는 사람들, 또는 모임으로, 정치는 섬김이나 다스림으로, 운동은 뮘으로  하나하나 우리말로 다듬고, 고치고, 바꿀 일이다.

 

  우리말 뿌리가 되는 말들이 어림잡아 두 즈믄 낱말쯤 되지 싶은데, 그 가운데는 더러 죽어간 말도 있다. 이런 바탕말은 어릴때 배워 익히는 게 좋다. 옛날  같으면 메나 들로 다니면서 놀며 배우고 어른들 따라다니며 일하면서 배워 익히던 말이다. 제대로 된 나라이고 제대로 된 배움터라면 첫배곳(초등)이나 갑배곳(중학교)에서  너끈히 배워 익힐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바탕겨레말을 가르치지 않고 두세 즈문 한자말(상용 이천자나 삼천자)을 배우도록 책을 만들어 놓고 가르친다. 이것은 니혼사람들이 니혼 어린이한테 니혼말 가르치려고 짜놓은 건데 엉뚱하게 배달겨레 아이들에게 똑같은 책을 만들어 니혼말을 여태 가르치고 배달말은 아예 가르칠 생각을 안한다. 이것이 오늘  배움을 맡은 이들(교육부, 교육청, 교사들)이 노는 꼴이고 우리 배달말이 놓인 자리이다.

 

  왜종살이 벗어난지 일흔 다섯해가 지났는데도 종살이 찌꺼기말을 가르치고 온나라가 그대로 쓰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나라 배움이 제대로 되어간다면 첫배곳(초등)에서 이 바탕겨레말부터 배워 익히고 갑배곳(중학교), 높배곳(고등)에서는 더 나아가 우리말을 마음껏 만들어 쓸 수 있도록 배우고 익히면, 한배곳(대학), 더배곳(대학원)에 가서 온갖 갈(학문)을 우리말로 해가고도 남는다. 

 

 우리겨레가 언제까지 겨레말 버려두고 남나라말로 갈(학문)하고 가리글(논문)쓰고 낯두껍게 살아갈까? 모든 일이란 누구라도 먼저 알아차린 사람들이 나설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우리 겨레가 한자말살이에서 벗어나 겨레말살이를 해가는 게 마땅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먼저 힘을 모아 우리말에 자리 잡은 한자말을 조금씩 털어내고

그 자리에 걸맞는 우리말을 써 가는 일을 부지런히 해가면서 새로 지어 써 갈

우리말이 어느 것이 마땅할지 뭇입이 써보면서 간추리고 다듬어가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사전을 말광, 말모이, 말집, 말숲 가운데 어느 것이 가장 좋을지 아님 더 좋은 말이 있는지 배달겨레소리 ‘말다듬기(다듬은말)’에서 다듬어갈 수 있을 테고..... 한자말과 하늬말(서양말)을 우리말로 바꿔보고 도무지 안되는 건 ‘들온말’로 들여다 쓰겠지만(카드나 버스처럼) 적어도 모든 한자말 말마디를 우리말로 바꾸는 일을 열일 젖혀두고 해갈 ‘겨레으뜸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뒷날 우리가 다듬고 만들어놓은 우리 겨레말이더라도 뒷사람(후손)들이 안 쓰고 버리면 어쩔 수 없겠지만, 저는 우리 겨레 뒷사람들이 웃녘이든 아랫녘이든 저 먼먼 남나라 땅에 흩어져 살아가는 겨레들도 틀림없이 우리 겨레말에 눈 돌려 겨레말살이를 해갈 거라고 봐요.

사람들이 슬기로워질수록 마음이 높은 데로 가기 마련이어서  좀 더 나은 삶, 마음이 더 높아지는 삶, 곧 마음이 더 너그러워지고, 흐뭇해지고, 따뜻해지는 쪽으로 마음이 자라나지 싶어요.

이런 삶에 딱 어울리는 말이 바로 우리 겨레말, 배달말이거든요.

 

  우리말은 알아 갈수록 깊은 뜻이 가슴을 파고 들어요.

그건 우리 겨레가 일찍부터 꽃피운 삶꽃을 고루 두루 사이좋게 나누며 살았고, 말이 만들어질 어름부터 바른 삶을 살아와서 그런 삶말이 우리말 바탕이 되었지 싶어요.

그래서 요즘삶꽃(근대산업문명)을 우리말로 나타내기가 쉽지 않을 수 있겠다고 여길 때도 있어요.

다투고, 빼앗고, 속이고, 이미 가지고도 더 가지려고 하는 마음바탕 위에 이룩된 삶꽃을 뒤칠 우리말을 찾거나 지어내기가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이 일을 해가면 어떨까요

 

이제 여기야 말로 딱 우리말을 살릴 알맞은 때가 왔다고 여겨요.

올 한해 우리말 살려내는 큰 발걸음 내디뎌요.

 

한실 글쓴이 purnhans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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