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날 이레말 - 외마디 한자말 1

2020.11.14 19:47:18

'-량(量)'을 털어내는 길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우리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량 量

 

 가사량 → 일감 / 일거리 / 집안일
 노동량 → 일 / 일거리
 작업량 → 일 / 일감

 

  ‘-량(量)’은 “분량이나 수량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라 하는데, 낱말책에 나오는 보기 ‘가사량·작업량·노동량’은 그저 ‘일’로 손질할 만합니다. 이때에는 군더더기예요. 다른 자리를 보아도 굳이 ‘부피’로 손질하기보다는 ‘-량’을 아예 털어내는 길이 한결 낫습니다. ‘수확량’이라면 ‘거두다’란 낱말로, ‘식사량’이라면 ‘밥·먹다’란 낱말로, ‘활동량’이라면 ‘움직이다’란 낱말로, ‘일조량’이라면 ‘해·햇볕’으로 손질하면 넉넉하지요.


일조량은 적지만, 그 대신 방음은 완벽해서
→ 햇볕은 적지만, 그만큼 소리는 잘 막아서
→ 해는 조금 들지만, 소리만큼은 잘 가려서
《피아노의 숲 8》(이시키 마코토/유은영 옮김, 삼양출판사, 2002) 198쪽

 

작은 농장에는 이만큼의 열매가 없으니 수확량은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
→ 작은 숲밭에는 이만큼 열매가 없으니 매우 적게 거둘 수밖에 없다
→ 작은 숲밭에는 열매가 이만큼 없으니 매우 적게 얻을 수밖에 없다
《카카오》(안드레아 더리·토마스 쉬퍼/조규희 옮김, 자연과생태, 2014) 51쪽

 

그럼 식사량을 늘려 줘
→ 그럼 밥부피를 늘려 줘
→ 그럼 밥을 늘려 줘
→ 그럼 밥을 더 줘
《징역 339년 1》(이세 토모카/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16) 79쪽

 

암컷은 수컷에 비해 활동량이 3배 가량 더 많기 때문에
→ 암컷은 수컷보다 세 곱 즈음 더 많기 움직이기 때문에
→ 암컷은 수컷보다 세 곱절쯤 더 돌아다니기 때문에
《한국 양서류 생태 도감》(이정현·박대식, 자연과생태, 2016) 90쪽

 

우리나라 국민의 독서량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 우리나라는 앞선나라보다 책을 참 덜 읽는다
→ 우리나라 사람들은 앞선나라에 대면 책을 참 안 읽는다
《저절로 아빠가 되는 것은 아니다》(안성진, 타래, 2017) 213쪽

 

여름은 가장 노동량이 많은 계절이에요
→ 여름은 일이 가장 많은 철이에요
→ 여름은 가장 바쁜 철이에요
《사라질 것 같은 세계의 말》(요시오카 노보루·니시 슈쿠/문방울 옮김, SEEDPAPER, 2018) 35쪽

 

식사량만 제한하고
→ 밥만 줄이고
→ 적게 먹고
→ 조금 먹고
《엘프 씨는 살을 뺄 수 없어 1》(사네쿠도키/김동주 옮김, 소미미디어, 2018) 131쪽

 

읽으라고 강요해서 독서량이 많아지는 건 아니다
→ 읽으라고 시켜서 책을 많이 읽지는 않는다
→ 읽으라고 한들 책을 더 읽지는 않는다
→ 읽으라고 밀어도 책을 더 즐기지는 않는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윤성근, 산지니, 2018) 179쪽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수익을 내려면 업무량이 너무 많아진다는
→ 살림이 될 만큼 돈을 벌려면 할 일이 너무 늘어난다는
→ 먹고살 만치 길미를 내려면 일몫이 너무 늘어난다는
→ 살림을 꾸리도록 돈을 얻자면 일감이 너무 많다는
《작은 책방 꾸리는 법》(윤성근, 유유, 2019) 82쪽

숲노래 글쓴이 hbooklove@naver.com
Copyright @배달겨레소리 Corp. All rights reserved.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입석5길 189-8 등록번호: 경북, 아00595 | 펴낸날 : 2020.6.8 | 펴낸이 : 최석진 | 엮는이 : 박연옥 | 전화번호 : 010-3174-9820 Copyright @배달겨레소리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