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우리가 날마다 신고 다니는 양말이 우리말인 줄 아는 이들이 꽤 많다.
스물온해(20세기) 들어와 하늬녘(서쪽)에서 버선과 비슷한 것이 들어오니, 우리 겨레 말살이에서 도무지 쓰지 않았던, 버선이란 뜻을 가진 한자 말(襪)을 찾아내고 하늬녘, 곧 바다 건너왔다고 바다 양(洋)자를 붙여 새로 만든 한자말이 양말이다. 처음부터 하늬버선이라 불렀으면 하늬버선이 자리 잡았을 것이다. 아니면 ‘바다’ 옛말이 ‘바라’이니 바라버선이라 해도 좋았겠고,,,.
여러분은 잉글말(영어) western을 우리말로 ‘하늬’나 ‘바라’ 가운데 어느 쪽으로 뒤치는 게 좋을까요? 말뜻은 하늬녘(서쪽)인데 하늬녘이 바다 건너 있으니 하늬바다(서양)에서 하늬가 떨어지고 양만 남은 거지요. 양은 바다, 곧 바라이고요.
이렇게 만들어진 한자말이 우리말에 꽤나 들어와 있어요.
이들 양 붙은 한자말을 우리말 ‘하늬―’, 또는 ‘바라―’ 로 바로잡아 봅니다.
양철 → 하늬쇠, 또는 바라쇠
양복 → 하늬옷, 또는 바라옷
양장 → 하늬꽃옷, 또는 바라꽃옷
양회(시멘트) → 하늬재, 또는 바라재
양잿물 → 하늬잿물, 또는 바라잿물
양궁 → 하늬활, 또는 바라활
양담배 → 하늬담배, 또는 바라담배
양버들 → 하늬버들, 또는 바라버들
양식(洋食) → 하늬밥, 또는 바라밥
양옥(洋屋) → 하늬집, 또는 바라집
양파 → 둥글파
양화점 → 하늬구둣방, 또는 바라구둣방
양주(洋酒) → 하늬술, 또는 바라술
양초 → 하늬초, 또는 바라초
양금(洋琴) → 하늬거문고, 또는 바라거문고
양서(洋書) → 하늬책, 또는 바라책
양도(洋刀) → 하늬칼, 또는 바라칼
양선(洋船) → 하늬배, 또는 바라배
여기까지 쓰고 나니 저는 바라도 살려 써갈 예쁜 우리 옛말이지만 하늬가 조금 더 나은 것 같네요. 하늬는 하늬바람(서풍) 이란 말이 아직도 남아있고 신동엽님 긴 노래 ‘금강’(고마나리)에 나오는 하늬님에 익어져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