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2020.10.23 10:41:17

[ 배달겨레소리 글쓴이 숲노래]

 

“풀꽃나무 노래”는 우리말사전을 새로 쓰는 ‘숲노래’가 풀꽃나무하고 얽힌 낱말이나 이름을 놓고서 어린이부터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노래꽃(동시)으로 이야기를 묶는 글입니다. 이 노래꽃은 열여섯 줄로 봄여름가을거울을 그리고, 뜻풀이하고 보기글하고 줄거리를 하나로 묶습니다.

 

 

풀꽃나무 노래 : 가랑잎

 

바람 한 줄기 오면

가릉가릉하다가 턱 툭 툭

바람 두 줄기 불면

또르르 뚜르르 구르기 놀이

 

할미새가 척 내려앉으면

가스락가스락 가볍게

고양이가 착 밟고 가면

보스락보스락 시원히

 

가을에 지는 갈잎나무

갈잎이란 가랑잎

봄여름에 지는 후박나무

노랗게 발갛게 익는 마른잎

 

나뭇가지 품에서는

해바라기로 살아가고

나무뿌리 곁에서는

흙바라기로 사랑하고

 

 

가을이 깊으면서 바짝 마르는 잎이어서 ‘가랑잎’이요 ‘갈잎’이라고도 합니다. ‘가을잎’인데, 네철 푸르게 우거지는 나무는 봄여름애 ‘마른잎’을 내놓아요. 후박나무가 그렇지요. 가지에서 톡 떨어져 뿌리 곁에 툭 닿으면 이제 흙으로 돌아갑니다.

 

 

풀꽃나무 노래 : 풀빛

 

뿌리는 새하얗지

떡잎은 옅푸르고

여름은 짙푸르며

가을은 울긋불긋

 

겨울에 흙빛으로 돌아가고는

새봄에 흙에 안겨 깨어나는

새로운 풀싹

푸릇푸릇 파릇파릇 포롱포롱

 

같은 풀빛은 없네

냉이 소리쟁이 꽃마리

민들레 괭이밥 쑥갓

모든 풀은 새삼스런 풀빛

 

맑은 빗물빛 먹고

까무잡 흙빛 품고

파란 하늘빛에 바람빛 마시면서

싱그러이 푸르게 푸르게 빛나

 

 

풀은 비, 바람, 해, 흙처럼 서로 다른 빛을 머금으면서 푸른 빛깔이 됩니다. 사람은 이 모두를 머금으며 어떤 빛깔이 될까요? 풀빛 먹은 사람 눈빛은 어떤 숨결일까요?

 

 

풀꽃나무 노래 : 돌나물

 

돌멩이를 골라서

밭가에 빙 두르다가

도톨도톨 돋은 돌나물

조드만 싹 본다

 

갓 돋을 적에는 조그마니

차츰 클 때에는 토실토실

돋고 또 돋고 새로 돋는

뽁뽁 따도 거듭 돋는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도톰토돔 물 많고 싱그런

돌나물 돈나물 돋나물

어느 이름이든 반갑다

 

노란꽃은 이 땅에 내려온

하늘 알롱달롱 누비던 별님

노랗게 돋는 꽃처럼

빛나게 얻는 꽃마음

 

 

도톰한 작은 잎이며 줄기에다가 노란꽃까지 통째로 나물로 삼는, 겨울바람 일 때까지 끝없이 돋고 새로 돋으면서 빛나는 풀이지요.

숲노래 글쓴이 hbooklov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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